한발 앞서 봄을 맞은 남녘 들판.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오봉산과 어우러진 들녘에 봄기운이 완연하다.
봄기운에 취해 생명을 키운 들판에는 간간이 여인들이 모여 앉아 자연이 키워 낸 봄나물을 훔치고 있다.
지난 세월 저 들판은 끊임없이 곡식을 내서 마을을 길러 왔을 것이다.
풍수가들이 이곳을 생리(生利)의 명당으로 꼽는 까닭이다.
'생리'는 경제적인 이로움을 뜻한다. 사람들은 이 땅이 그들을 부유하게 할 것이라 믿으며 살아왔다.
『택리지(擇里志)』를 쓴 이중환(李重煥, 1690~1752)도 이곳을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살기 좋은 곳으로 꼽아 마을 사람들에게 믿음을 더해 주었다.
운조루(雲鳥樓)의 집터를 '금가락지가 떨어진 모양'으로 보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.
들판에서 발을 빼 운조루로 가는 걸음이 가볍다.
운조루에 목련이 피기 시작했다.
곱게 늙으신 할머니가 대문에서 맞이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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